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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직군 겪어본 사람이 쓰는 개발자의 장점과 단점

개발썰

by Mr.Garlic 2022. 2. 7.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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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중견기업 다녀본 사람이 쓰는 개발직군의 매력


들어가기에 앞서, 나는 아직도 사회 초년생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개발자가 되기위해 공부를 시작한것도 이제 겨우 반년정도고 이제 취업을 준비중이니 회사 안에서의 개발자의 삶이 어떨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일 자체가 주는 매력과, 여타 직군과 비교했을 때 어떤 장단이 있는지 그냥 썰을 풀어보려고 한다.

거쳐온 직무들

  1. 오퍼레이터 (CX 매니저)
  2. 스포츠 에이전트 (해외 선수 초청 및 선수 관리, 스포츠 행사 기획)
  3. 어카운트 매니저
  4. 콘텐츠 마케터
  5. 세일즈 매니저


이렇게 보니까 참 어질어질하게 이직도 하고 직무도 많이 바뀌었다. 장인이 될 만큼 오래 한 일은 없지만 그래도 각의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지금도 해당 직무로 심심치 않게 오퍼를 받고 있으니 내 퍼포먼스는 업계 중간 정도 수준이라고 가정하고 글을 읽어주면 적절할 것 같다.

개발의 장점

제목은 개발자의 장점이라고 적어 두긴 했지만, 내가 회사에 개발자로 일하면서 느낀 경험은 없으니 개발이라는 일 자체의 장점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1. 답이 있다.

이 것은 개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 장점이 내가 생각하는 대부분의 단점을 상쇄한다.

내가 거쳐온 모든 직무, 사실 비개발 직군의 대다수는 정답이 없다. 기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흥망을 가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사실 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스트레스가 굉장히 크다.

예를 들어, A회사를 고객사로 영입하려고 한다면 A회사 결정권자는 누구일지, 팀장님은 어떤 니즈가 있는지, 직원은 몇명이고 왜 새로운 제품을 찾고 있는지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하게 된다. 그러고 나서 시간과 감정을 많이 투입해서 관계를 쌓아야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고도 결과물이 안나올 수 있다. 이유는 뭐 예측 불가다. 물론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 얼마나 노련한 사람이 붙냐에 따라 확률의 차이는 있겠지만 영업의 성공과 실패는 어쨌든 미지다.

그런데 개발의 장점으로 꼽은 이 정답이 있다는 것, 이것이 얼마나 큰 안정감을 주는지 모른다. 무언가 구현을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멍청하고 모자라서 문제인 것이지 정답은 항상 존재한다. 심지어 개발자들 사이에는 그 답안지를 서로 돌려보는 문화가 있다.(이것은 실로 엄청난 문화이다!!) A사 팀장님은 OO이라고 말하면 바로 계약함! 이런 꿀팁을 영업맨들은 공유하지 않으니까. 이러다보니 개발을 하다가 사고가 일어나면 눈물 콧물을 쏙 뺄 지언정 수습이 안되는 경우는 꽤 적은 것 같다. 짜치든 후지든 어찌되든 정답은 찾게 되니까.

2. 사람과의 옥신각신 적음

이걸 참 뭐라고 써야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일단 옥신각신으로 써 보았다. 옥신각신이 꼭 뭔가를 두고 다툰다기 보다는 데미지가 있는 인터랙션이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

당연히 개발자도 협업을 하면 니가 맞네 내가 맞네 디자인이 잘못됐네 기획이 잘못됐네 로직이 잘못됐네 많이들 싸우는 것 같긴 하다. 사회성 결여된 대화도 제법 왔다갔다 하는 것 같다. ㄷㄷ. 클라이언트랑 대화 안되어서 힘들어 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사람과의 옥신각신의 최대치가 100이라면 주니어 개발자의 옥신각신 rate는 한 15-20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다.

CX매니저, 세일즈 매니저로 일 할 때는 모든 날 모든 순간이 다 사람 간의 인터랙션이니 하루가 지나고 나면 온 몸에 에너지가 쭈욱 빠졌었다. 내가 원체 사람을 대할때 전력으로 진심으로 대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원래 기(?)를 주고 받는게 진이 빠지는 일인 것 같다.

개발은 일단 기획이랑 기간 정해지면 토론이나 질문, 꼭 해야하는 보고 등 이외에 꼭 내가 누구랑 소통해야 할 일은 비교적 것 같다. 대신 컴퓨터 부여잡고 대화를 하게 되는 것은 단점이긴 한데, 1번으로 회귀해서 생각하면 또 편안해진다. 컴퓨터는 죄가 없어! 내가 죄인이니까…


3. 재미있다. 중독된다(?)

아마 이게 가장 큰 장점인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도 이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은 도박을 할 때와 같은 아드레날린을 막 뿜어져 나오게 하는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도박:
베팅 > 쫄려서 두근두근 > 패배 > 아 너무 열받는다 진심 때려친다 이거 사기도박이네 > 오기 발동 > 베팅 > 또 두근두근 > 승리 > 아 진짜 역시 최고다 이 맛에 베팅 한다

코딩:
코딩 > 빌드될때 두근두근 > 터짐 > 아 왜 안되는데 이게 왜 안되는데 어이가 없네 역시 개발 나랑 안맞음 > 그래도 한게 아까워서 다시 시도 > 코딩 > 또 빌드하면서 두근두근 > 빌드 성공 > 아 역시 진짜 뿌듯하다 이 맛에 개발하지

그러니까 처음 몇번 실패 > 성공 > 실패 > 성공 패턴을 경험하다 보면 이제 성공의 아드레날린을 잊지 못해서 중독적으로 개발을 하게 되는 것이다. 본인은 블랙잭이나 홀덤같은 도박류(?)의 게임도 좋아하는데 어쩌면 나는 아드레날린킥에 취약한 인간인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이 과정이 매우 재미있고 중독이 된다.

4. 그 밖의 장점


장점을 더 나열하면 아마 많을거다. 최근 보상이 가장 큰 직군이 되기도 했고, 핫하다. 많은 이들이 도전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그리고 프론트 한정일수도 있는디 Maker성향이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놀이터가 되는 것 같다. 딱히 누가 없어도 앱이나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는건 정말 재밌고 좋은 일이다. 그리고 또… 음… 나중에 생각나면 더 써보겠다.

개발자의 단점

아직 6개월차라서 잘 모르긴 모르지만 주워들은 풍월과 내가 느낀 단점을 조합해서 이야기하자면

1. 몸이 아프다

일단 안움직인다. 그래서 하체 혈액순환이 안되어서 쥐가 가끔 난다. 그리고 살도 쪘다. 활동량이 팍 줄어드니까 그런 것 같다.

눈이 안 좋은 편인데 계속 화면을 보니 시력이 더 나빠졌다! 게다가 잘 안보이니까 눈을 찡그려서 주름도 생긴다. 그런데다가 더 잘 보려고 고개를 쭉 빼니까 거북목이 좀 심해졌고 가끔 목에 두통도 느껴진다. 승모가 엄청 뻐근하다.

이건 자세의 문제가 있을 것 같긴 한데 어깨가 굉장히 약해졌다. 원래 사람 어깨가 정상적으로 펴지면 손 등은 바깥을 향해야 하는데 키보드에 손을 올려두면 손등이 정면을 보게되어서 필연적으로 어깨가 굽는다. 그래서 팔을 어찌 둬야 어깨가 편안할지 참 고민이다. 양쪽으로 벌어진 키보드를 구매해야하나 고민이다. 키보드만 게임용, 매직키보드 2개인데 더 늘어나게 생겼다.

주 2회 피티를 하고 있어서 간신히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2. 말을 안한다.

사람이랑 대화를 많이 안한다. 나는 다행히도(?) 새싹 iOS과정을 듣고 있어서 같이 듣는 친구들과 얘기도 하고 하지만 절대적으로 사람과의 교류가 적어지다보니 혼자 과제하는 날에는 말을 거의 안한다. 나는 원래 엄청 수다쟁이고 공유하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인데도 일단 옆에 사람이랑 대화해야 할 이유가 적어지니 말 수가 적어진다.

그래서 쉴 때 친구를 만나거나 데이트는 필수다. 안그러면 요즘 유행하는 라면이 뭔지도 모르는 지경에 갈 것 같다.

3. 공부를 계속해야된다.

나는 이제 시작해서 모르는게 너무 많으니까 당연히 공부할게 많지만, 이미 오랜기간 개발을 해온 선배님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는 “끊임없는 공부” 인 것 같다. 개발 언어, 프레임워크, 심지어 유행하는 라이브러리까지 기술 스택은 매번 바뀌고 한 두달만 지나도 새로운게 또 나온다고한다. 그러니까, 애초에 모든걸 다 아는 사람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거다.

그러니까 본인이 이미 만들었던 것도 까먹었다면 다시 구글링해서 또 찾아봐야 하기도 하고, 아예 처음인건 당연히 또 찾아봐야하고, 이중고인 셈이다.
게다가 새로나오는 스택의 강의도 많이 생겨서 그런 것 까지 쫓아다니면서 하다 보면 아마 뇌가 두개라도 모자르지 않을까 싶다.

4. 그 밖의 단점

괴물이 너무 많다. 천상계를 보면서 현타가 오지게 온다.
매일 기한에 치여 사는 느낌이다. 널널하게 뭔가를 만드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옛말이라긴 하지만 빠른 은퇴도 단점으로 꼽힐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단점이 무수히 많을 거다. 혹시 생각나는거 있으면 댓글에 남겨주세요.




오늘 이렇게 개발자의 장단점에 대해서 알아봤다. 혹시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유하게 넘어가주시길 바란다! 너무 다큐로 읽지 마시고 웃어보시라고 쓴 글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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